DRL Korea 프로그램 기간 동안, 경향신문은 자사 콘텐츠가 독자의 실제 니즈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독자 참여도를 높이고 향후 멤버십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였습니다.
그동안 경향신문은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자주 발행할지에 대한 결정을 주로 편집자의 직관에 의존했으며, 명확한 독자층 세분화나 데이터 기반 프레임워크가 없었습니다. 대규모 독자 설문조사나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한 경험도 없던 상황에서, DRL 프로그램은 뉴스룸이 만드는 콘텐츠와 독자 기대치 사이의 간극을 좁혀나갈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실험 과정에서 경향신문 팀은 뉴스 분야 사용자 니즈 모델(FT Strategies의 설명 보기)을 바탕으로 자사 독자층의 특성에 맞춘 5가지 독자 니즈 카테고리를 설정했습니다. 한 주 동안 발행된 기사를 이 니즈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평균 페이지뷰, 체류 시간, 양질의 기사 읽기(quality read) 등 주요 참여도 지표와 비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발행되는 기사의 상당수가 독자가 실제로 몰입하는 콘텐츠 유형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신 정보(Update Me)’, ‘흥미(Entertain Me)’, ‘사회적 연결(Connect Me)’ 니즈를 충족하는 콘텐츠에 독자 참여도가 높았지만, 편집국은 이러한 기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아이디어 제시(Inspire Me)"나 "깊이 있는 관점 제공(Offer Perspective)"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은 콘텐츠의 길이와 가독성 문제로 독자 참여도가 부진했습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뉴스룸 전체에 공유되었고, 공유되어 콘텐츠 전략, 기사 균형, 편집 의사결정 과정에서 데이터의 역할에 관한 건설적인 논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경향신문은 조직 차원의 변화도 추진했는데, 높은 성과의 콘텐츠를 파악하고 편집자에게 실시간 성과 지표를 공유하는 레이더 데스크(Radar Desk)와 실험을 총괄하는 콘텐츠랩 에디터(Content Lab Editor) 역할을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보다 독자 중심적인 뉴스룸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향후 홈페이지 개편과 추가 UX 개선 작업이 예정돼 있으며, 올해 4월에는 DRL Korea 프로그램에서 발견된 가독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1차 UI 업데이트를 선보였습니다. 콘텐츠 재배치를 통한 전환율 향상을 목표로 기사 페이지 내 광고와 콘텐츠 배치를 최적화했으며, 모든 요소에 이벤트 태깅을 적용하여 빈틈없는 성과 측정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개편 이후 가독성이 개선되자 내외부적으로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경향신문 팀은 이벤트 태깅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영역의 전환율 변화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신설된 Engagement Team은 콘텐츠 제작과 평가 방식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인사이트를 계속 발굴하고 있습니다. 또한 핵심 참여도 지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인 리더십 교육을 도입했습니다. 뉴스룸 리더들과는 정기 브리핑을 진행하며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콘텐츠 전략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독자와의 접점을 높이기 위해 뉴스레터 전략을 개편하고 오프라인 만남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독자 니즈 분석이 단순한 진단 도구를 넘어, 뉴스룸 협업과 전략적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독자 수익 성장의 기반으로서 독자 참여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결과입니다.